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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민정구 12 본문

지리릭

효민정구 12

ㄱㅏ가 2016. 12. 25. 12:36
산타 정구와 루돌프 효민의 험난한 선물 전달 여행

산타 정구는 썰매의 창문을 닫았어요. 루돌프 효민이 조수석에 앉지 않고 뒷자리에 앉는 바람에 조수석에 한가득 쌓여 있는 담요와 옷가지들이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산타 정구는 왼쪽 바깥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산타 정구는 꿋꿋이 옷가지들을 손으로 내리누르며 열심히 썰매를 몰고 있었답니다. 요새는 세상이 좋아져서 루돌프 효민이 썰매를 끌지 않아도 기름을 넣고 엑셀을 밟으면 저 혼자 나아가는 썰매를 타고 산타 정구는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어요. 날은 아직 어두웠습니다. 옆에서는 루돌프 효민이 끌라는 썰매는 끌지 않고 산타 정구의 선물을 뒤적거리고 있었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명?
  선물을 보내줘야 하는 아이들의 명단을 보며 루돌프 효민이 산타 정구에게 물었습니다. 씨발 너무 적은 거 아녀, 이거. 크리스마스인데.
  그걸로도 서울 시내 뒤집기는 충분해.
  산타 정구는 턱을 괴고 대답했어요. 산타 정구의 귀찮은 듯한 대답에 루돌프 효민은 괜히 기분이 나빠져 열 개의 선물 중 세 개를 풀어보았어요. 각각 크기가 다른 상자였지만 안에는 눈에 익은 폭탄이 들어있었답니다. 루돌프 효민은 아직 옆에 쌓여 있는 일곱 개의 상자를 건드렸습니다.
  근데, 받아야 할 새끼는 다섯인데 이건 왜 열 개야?
  나머지는 네 거야.
  산타 정구는 여전히 루돌프 효민은 보지도 않은 채로 대답했어요. 그 말에 루돌프 효민은 눈이 동그래져서 산타 정구를 바라보았답니다. 아니 씨발 평소에는 존나 달라고 해도 내빼던 까탈스런 우리 형이 무슨 일이래. 하니까 산타 정구가 오늘 크리스마스잖아. 하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루돌프 효민은 듣지도 않고 썰매에서 제 몫의 선물을 가지고 내려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 나머지 다섯 개의 선물도 가져가 버렸답니다.
  야, 그걸로 뭐하게? 네 거 아닌 건 도로 가져와.
  루돌프 효민은 산타 정구를 보며 코를 훌쩍였어요. 루돌프 효민은 하루 종일 선물을 만들고 포장하고 배달하느라 고단한 산타 정구를 대신해 선물 증정식을 할 예정이었어요. 그리고 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 잠들지 못했을 고단한 아이들을 대신해 선물을 사용하는 모습 또한 시범보일 생각이었답니다. 물론 선물은 일회용이었지만요. 하지만 아이들은 다음 크리스마스에 또 같은 선물을 받게 된다면 그 때에는 루돌프 효민이 보인 시범 덕에 더욱 능숙한 솜씨로 세상을 개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일 년이란 시간은 너무 길었기 때문에 그 때가 되면 다시 루돌프 효민이 시범을 보여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어요. 하여간에 그런 이유들로 올해 세상을 개판으로 만드는 것은 루돌프 효민의 일이었답니다. 산타 정구는 가질 거 다 가진 애가 왜 저렇게 세상을 개판으로 만드는 데 집착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알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말이에요. 루돌프 효민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세상이 좆빠지게 시시한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루돌프 효민은 자신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산타클로스인 걸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산타 정구를 보고 싶었어요.

새벽에 하다가 귀찮아서 못 함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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