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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석율2 본문

지리릭

그래석율2

ㄱㅏ가 2016. 9. 13. 01:23

  한석율은 빛났다. 언제고 어디서고 할 것 없이 한석율은 반짝였다. 언젠가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고개 돌린 석율이 그래를 향해 미소 지었을 때 그래는 황급히 시선을 내린다. 부끄러웠다.

  한석율을 만나고 나서야 그래는 웃으면 안 예쁜 사람 없다, 하는 말의 뜻을 그제야 알아차린 듯 싶다가도, 공부할 때나 다툼을 벌일 때 언뜻 보이는 무표정함과 무감각에도 한석율을 보며 그 말도 어쩌면 거짓일 거라고 생각했다. 웃음 짓는 석율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가 예쁜 거라고. 그래는 혼잣말을 하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는 것 같아.


  대박. 완전 예뻐. 석율이 오두방정을 떨며 제 옆 친구를 때렸다. 아 왜 때려! 고함치는 친구에게 가만히 있어봐, 이 년아. 하며 한 마디 해주고는 시선을 떼지 않았다. 분명 작년에 같은 반이긴 했던 것 같은데.

  검정고시를 봐서 고등학교를 1년 일찍 올라왔다고 했었다. 종업식 사흘인가 나흘 전에 전학왔기 때문에 며칠간 화제의 중심이었던 인물이고, 학교의 정보통이라 해도 손색없는 한석율이 그를 모를 리 없었다. 더군다나 같은 반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그 겨울에 그래는 언제나 꽁꽁 싸매고 다녀서 석율은 뭐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대박. 예쁘다. 저게 남자애야? 제 쪽으로 돌아오는 고개에 석율은 깜짝 놀라 제 친구와 마주보았다.

  이, 씨발. 뭘 봐.

  아 잠깐만. 쟤 나 본단 말이야.

  어쩌라고.

  그러게. 뽀뽀라도 할까?

  미쳤나봐. 한석율 존나 나대.

  금세 까르르 웃어제낀 석율의 끝에는 언제나 위태롭게나마 그래의 시선이 매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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