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трана для меня
31 본문
호랑이를 좋아하는 이방지…. 어릴때부터 책으로만 보며 애정을 키워가다가 열여섯이 되는 해에 무휼을 줍해온다…. 고양인줄 알았고 귀엽다 이러면서 잘 지내는데 몇 시간 안 지나 에츄 에츄 하고 재채기 시작하고 분이는 오빠 감기 걸렸다며 이럴 때 고양이랑 같이 있으면 안 된다고 근거 없는 소리를 하며 고양이는 잠시 나랑 갑분이가 데리고 있겠다 함 방지는 이거 확신하면서 그냥 고양이랑 놀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꿍얼대며 에츄 흐엥츄 거림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휼이는 커가고 방지는 감기가 떨어질 날이 없는데 병원 갔더니 의사가 감기는 아니고 알러지 같다면서 알러지 없으면 검사라도 해보라고 하고 감 대체 뭐야 나 알러지 없는데 하고 오랜만에 휼이를 보러 갔는데 얘 왠지 날이 갈수록 호랑이같아짐 내가 호랑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너를 막 호랑이로 착각하나보다 휼아. ㅎㅎ 근데 내가 요즘에 환절기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간질간지.. 헤츄! 에취! 웨취!!!!! 그렇게 열여섯 여름방학 호랑이 좋아하던 방지는 자기가 고양이과 동물에 알러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다
본드해서 아무말 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는 이효민이랑 그거 어디다 적어뒀다가 나중에 책 내는 정구. 두 장 내지 네 장의 짧은 분량인데 시작도 애매하고 끝도 없고 열린 결말이라기보단 진짜 뭐 끝 맺을 생각도 없고 중간에 끊은 것 같은 이야기인데다 주제도 교훈도 없고 절망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일 듯
장그래 월반한 거 말도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살다가 적당히 벌어먹고 살아야지 했는데 한석율 만나서 인생 망치고 더 좋은 직장을 구하게 되어버림 나중에 둘이 술 마시다 형 하는데 웬 형이야 우리 동갑이잖아 했을 때 저 스물일곱인데요? 한 장그래와 십 년만에 자기 친구가 자기보다 어리다는 걸 알게 된 한석율
루프 횸정 진짜 너무 좋아함…. 이효민을 죽인 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박정구 진짜 너무 좋아해 이미 삼백팔십칠 번 말했다 수십 번을 본 영화마냥 이효민이 하는 말을 달달 외우고 달은 몇 번이고 지고 다시 떠오르지만 해는 뜨지 않는 곳에서 그렇게 매일 살아있는 이효민과 죽어가는 이효민과 죽은 이효민을 보며 내일 또 반복될 하루를 지겨워하고는 핏자국을 닦는 정구 그때의 하루에서 뭔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다음날이 묘하게 달라지고 그런 거 어느 날은 핏자국 닦는 순서를 달리했더니 형 세상이 너무 시시하지 않냐? 했던 게 형 세상이 너무 시시하지 않아? 할 정도의 눈치채기 어려운 변화들 근데 정구도 매일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 매번 뭔가 조금씩 달라지겠지 그러다 내가 너를 죽이지 않으면 네가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진 박정구
유독 이효민한테만 짜증 오질라게 내는 한수현 좋아함이다 아 좀 비키세요 환자분. 저기요 비키세요. 비키라고요. 이효민 오늘 왜 이렇게 나대? 비키라고. 뭐야 또. 왜 지랄이야. 여자친구랑 헤어졌냐? 아니거든. 비켜. 아니 옆으로 지나가세요 선생님. 씨발 왼쪽이 뻥 뚫려있는데 왜 가만 있는 사람을 건드리냐. 우측보행. 씨발 1985년에도 우측보행이 있었어? 난 그때 엄마 뱃속에도 없었는데. 있었나보지. 비켜. 아 예. 예 비켜드립니다 예. 존나 지나가세요. 어. 말 안 해도 지나갈 거야.
피아노 치는 장그래 너무 짱먹지 않냐? 콩쿠르에서 앞줄 앉아서 진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박수 치는 한석율 보면서 옆에 앉은 장백기는 왜 자기가 더 기뻐하지? 쟤가 잘해서 지한테 좋은 게 뭐가 있다고? 하는 장백기 한석율한테 호기심 조금이랑 넌 잘못 생각했어 내가 쟤보다 더 잘하거든 하는 생각이 겹쳐서 담에 장그래 나오는 데 같이 나와서 짱 멋있게 피아노 치는 장백기 이번에도 맨 앞줄에 앉은 한석율을 힐끗 쳐다보는데 장그래 볼 땐 최고야 우리애 자래써 진짜 니가 짱이야 하는 덕후 표정이었는데 진짜 순수하게 와 쟤 되게 잘한다 하고 있으니까 괜히 그치? 내가 더 잘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할 듯 한석율은 그냥 장그래 친구라 아이고 우리애 자랑스러라 하는 느낌으로 온 건데
비오는 날 버스타고 회사 앞에서 우산 두 개 들고 기다렸는데 성준식은 하대리 차 얻어 타고 귀가한 상태라 김지웅 없어서 당황하기 10시까지 기다렸는데 나오는 건 뭐야 비 오잖아! 하고 망연자실하는 야근한 한석율 뿐 그래도 아는 사람 나오니까 세 시간 서서 기다린 게 서러워서 울 것 같이 형 준식이 형 왜 안 나와요? 함 어? 대리님 집에 갔는데? 오늘 너 일찍 온다고 먼저 갔… 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아이고 지웅아. 대리님한테 연락하자. 성대리님은 너 보러 집 갔는데 네가 왜 여기 있어.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좀 꼬심 잘됐다 성준식! 일찍 퇴근하더니 죗값을 치루는구나! 대리님. 왜 또. 내가 퇴근하고 전화하지 말랬지. 지웅이 여기 있는데요. 뭐? 너 어딘데? 회사요. 걔가 왜 거기 있어. 그러게요. 대리님이랑 같이 가려고 왔다고…. 김지웅 좀 바꿔봐. 예. 야 김지웅. 형 어디야? 집이지 이 멍청아. 왜 나가가지고. 그냥. 비 오잖아. 그니까. 비오는데 왜 나가냐고. 그럼 난 어떡해? 한석율 차 타고 들어와. 형 차 타고? 형네 집? 아니면 우리 집? 당연히 우리 집이지. 걔네 집 가면 죽여버린다. 너희 둘 다. 옆에서 듣던 석율인 깜짝 예? 전 제 집 가야죠. 형…. 그렇게 보지 마, 김지웅. 형. … 나도 늦었단 말야……. 나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너까지 데려다…. 형…. 아 씨. 알았어! 알았다고! 타!
효민냥 키우는 박정구 존웃 퇴근하고 들어오면서부터 신발 내팽겨침 겉옷 내팽겨침 양말 내팽겨침 넥타이 내팽겨침 밸트 내팽겨침 안경 소파에 던짐 하고 소파에 푹 앉는데 뭔가 따뜻해서 보니까 효민냥 꾸겨있어서 정구보고 햑햑거려서 미안해 하고 무릎꿇음 널 깔고 앉으려는 의도는 없었어 미안해 좀 봐줘
한석율이 팔로하니까 블락한 장그래 새로 계정 파오니까 또 블락함 다섯 번째엔 알계 만들어서 혹시 장그래 씨세요? 네. 누구십니까. 그래야 나 블락하지 마 하고 답장이 안 와서 봤더니 디엠 못 보내게 되어있음
나 김지웅한테 구두 선물하고 헤어지자고 하는 장백기 보고 싶다 아끼면 버리지 다른 거 없다고 그거 신고 다니는 김지웅 원래는 헤진 운동화나 삼선 슬리퍼 찍찍 끌고 다녔는데 학교 갈 때도 친구 만나러 갈 때도 구두만 삐까뻔쩍. 쓰지도 않던 구두주걱을 내놓고 가끔 역 앞 구두 수선 집 앞 들러보고 구두 정말 다 헤져서 못 쓰게 될 때 쯤 운동화 살 거 보면서 괜히 백기 생각 함 해보는 거 그러다 여자친구 신발 골라주는 장백기와 눈이 마주쳐버리는데
한석율 김지웅이 요리할 때마다 웅아 웅아 하면서 웅이는 우리에게 늘 밥을 해줬어 이러고 지웅이가 밥 1인분 해와서 미안하다고 빌 사람
백기지웅 헤어지는 거 진짜 오질라게 좋아한다고… 나 좀 백율 크오컾 헤어지는 거 유독 좋아함 형은 제가 부끄러워요? 형한테는 내가 그냥 애인이 아니라 인생의 오점, 뭐 그런 거예요? 그럼 나랑 왜 만나요. 그냥 헤어지자고 해요. 내가 불쌍한가. 그럼 뭐, 내가 지금까지 형한테 했던 걸 형은 동정으로 받아줬다 이거예요? 진작 헤어지자고 하지. 그럼 내가 덜 참담하기라도 하지. 형은 어떻게 끝까지 사람을 실망시켜요. 끝까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어요. 그러다가도 결국 장백기 너무 좋아하는 김지웅이 장백기 손 잡고 우는 거 미안해요. 근데 나는 진짜 이대로는 못 살 것 같아서 그랬어, 형. 나만 형 사랑하는 것 같잖아. 형이 나 싫어하는 것보다 나한테 아무 감정 안 드는 게 난 더 무서워. 불쌍해하기라도 해. 싫어하기라도 해. 아무리 비참해져도 난 그게 제일 무섭단 말이야. 형, 나 버리지 마. 결국 끝에는 울며 자신에게 안겨올 김지웅을 알기에 가만히 다 받아주는 장백기
반장 장백기 반 문제아 박정구와 가장 가까운 사이 그래봤자 말 걸면 대답하는 정도지만 백기는 묘한 우월감에 젖어있음 이런 애조차 내게는 굽히고 들어오는구나 하는. 그 와중에 이효민이 전학오고 박정구는 이효민이랑 놀아나는데 얘 빽도 있는 거 알고 굉장히 심기불편함. 하지만 이내 어차피 나는 쟤한테 안 될 것 같으니 적당히 맞춰가자 해서 박정구는 잊음. 그리고 반년 뒤 겨울방학이 오기 직전 백기에게 전화하는 정구. 반장 어디야. 집. 나 가도 돼? 이 시간에 왜? 너 어딘데. 몰라. 와. 지금 집에 아무도 없어. 그러고서는 와서 한다는 말이 나 사람 죽였어. 다시금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다는 우월감에 젖어 자기도 모르는 새 정구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장백기. 괜찮을 거야. 사람을 죽였는데,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안 봤는데 너 되게 속 편하게 산다. 너 흔적 안 남긴다며.
리맨물 효민정구 보고싶다 낙하산 이효민과 신입 정구 미생 보면서 혀 차는 이효민 야 누가 낙하산을 인턴부터 시작하냐! 옆에서 커피 저으며 차장을 죽일 듯이 바라보는 박정구
첫사랑 끝사랑 횸정이 너무 보고싶어 정구 중3 효민이 중1때 만나서 잠깐 좋아할랑말랑 하다가 정구네 집 화재로 애 이사가고 정구 스물여덟 돼서야 다시 만나는 거 처음엔 알아보지도 못하다가 정구 손에 화상자국 있는 거 보고 그제야 알아채는 이효민
고아원으로 봉사활동 가더니 뜬금없이 거기서 봉사활동하던 2n세 박정구를 데려온 28살 한석율 엄마 오늘부터 얘 나랑 살 거야! 정구야 넌 오늘부터 한정구 해! 해서 걔도 걔네 집 가야 할 거 아니니 했지만 자기가 자란 고아원에 봉사활동 하러 왔던 정구는 때아닌 새로운 가족을 맞게 되고 처음 가족을 갖게 된다
ㅋㅋ 삼봉 좋아하는 이방지 너무 짱되잖아…. 이방원한테 상담 오늘은 클럽에서 여자끼고 놀던 방원한테 야 교수님한테 뭐라고 해야 관심 좀 살 수 있지? 했더니 덤덤하게 함 준다 그래봐 해서 이빨 나갈 뻔하고 방지는 엎드려 눈물줄줄 겨수님 저도 책 잘 펼 수 있어요 저 공부 잘해요 겨수님... 옆에 휼이가 형… 방지 연영과잖아요. 왜 정교수님한테 그래요? 상관도 없구만. 씨발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방지 중얼대는데 방원이가 대신 대답해줌. 너 아직도 몰라? 쟤 정교수님 좋아하잖아. 우리 방지는 항상 힘든 길만 간다. 방지야, 가시밭길만 걸어. 진짜요? 왜? 방지가 왜 정교수님 좋아하지? 아 그럼 내가 누굴 좋아하는데! 야, 야. 내가 쟤 저럴 줄 알았어. 나랑 분이가 소개팅 시켜준다고 해도 한사코 거절하는 거, 그때부터 쟤 여자 안 좋아하는 줄 알았어. 오늘도 봐. 진짜 진득하게 술만 마신다, 저 놈. 형 저둔데요. 너도 정교수 좋아해? 네? 아뇨. 방지는 이제 뻗어서 꼬장부림 겨수림... 저 진자 겨수님 조아하는데요... 겨수님이 저 작구 무시하잔아요... 겨수님이 나보고... 막... 비웃엇잔아요... 제가...제가 해드린다구요!!!! 저도 할 수 있다구요!! 시켜만 주세요.... 이방원은 방지가 마시다 뻗은 술 자기 잔에 부으면서 킥킥댐 그러시겠지. 준비된 노예, 능동적 노예, 기호 1번 이방지. 제발 뽑아주세요. 휼아, 걔 데리고 집 가. 예? 진짜요? 너 어차피 이런 자리 안 좋아하잖아. 걔 더 마시면 총기난사 하겠다. 먼저 가. 괜찮은데… 그럼 갈게요. 그 사이에 정교수님한테 전화해버린 이방지이다 교수님. 어, 방지야, 왜. 그게요…. 너 어디니? 너무 시끄럽다. 술집이요. 클럽같은 데요. 같은 데? 이방원이랑 같이 있어요. 누구? 이방원요. 방지야, 잘 안 들린다. 너무 시끄러워. 교수님. 응? 저 술 마셨는데요. 어. 내일 늦을 것 같다고? 아뇨, 교수님, 저 지금 교수님 집 가도 돼요? 지금? 우리 집? 네. 왜? 할 말 있어요. 할 말? 무… 갈게요. 끊을게요. 좀 이따 봬요. 옆에서 듣던 무휼 얼음 이거 그대로 두면 내일 방지한테 죽을 텐데;; 클났다;; 빨리 집으로 끌고 가야지;; 짐짝 나르듯 이방지 들쳐매고 택시 부르는 휼이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방원이 형이 일찍 보내줬는데 이방지같이 술에 꼴은 애랑 밤을 함께할 순 없지 ㅎㅎ 햄버거 먹으러 가야지!! 기사한테 돈 쥐어주고 내일 방지한테 계좌이체 해달라고 할 생각에 신나서 뛰어가는데 그 와중에 이방지는 술에 절어서도 기사님 저 거기가 아니라 여기로 가주세요…. 아까 걔가 좀 모자란 애라… 다른 집으로…. 이러고 정도전 주소 찍음
울면서 매달리는 무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음 방지야. 가지 말라구 그래. 네가 가지 말라면 안 갈게. 주군을 배신하고서라도, 너랑 도망갈게. 방지야. 나한테, 그냥 도망가자구 해. 내가 너랑 싸우게 만들지 마. 내가 어떻게 너를 베. 너는 어떻게 나를 베고. 나는 못해. 방지야, 네가 그만하라면 그만할게. 방지야. 도망가자고 해. 그거 한 마디면 돼. 그러면 우리랑은 이제 상관 없는 일이야, 응? 방지야.
처음으로 눈같은 눈이 온 오늘같은 날 장그래랑 한석율은 스키 타러 가야 한다 한석율 유경험자랍시고 스키 타본 적 없는 장그래 손 잡고 초급 중급에서 다섯 번 달려주지만 상급에 가자고 하니까 죽으려고 함 혹은 죽이려고 하거나…. 한석율이 신발 벗고 무릎 꿇고 빈 결과 그럼 이거 한 번 타고 집에 가자로 결정났으나 리프트를 타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히말라야를 맛보게 된다 한석율은 어후 ㅎㅎ 하면서 고글 쓰는데 고글도 없는 장그래는 초보자 진입 금지 팻말을 보면서 고개를 젓게 됨 경사가 그 밑이 보이지를 않는데요? 내가 올라오지 말자고 했지 이새끼야 그래도 장그래 배려랍시고 중상급 코스로 나오는 한석율인데 잘만 하다가 한 번 넘어지고 무서워져서 자꾸 넘어지는 장그래 눈때문에 잘 안 보이는데 좀 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어떻게 어떻게 힘들게 내려와서는 춥다고 다리 아프다고 무겁다고 힘들다고 툴툴대는 장그래한테 따뜻한 커피 사주고 자기도 한 잔 마시면서 행복하게 바라봄 그래서, 싫어? 난 그래도 너랑 같이 오니까 좋다. 차마 좋다고 웃는 애인한테 침 뱉을 수는 없어서 장그래도 좋다고 하겠지 그리고 주차장 오다가 넘어지고 다시는 쟤랑 스키 타러 안 온다고 다짐함
뭐야 뭔데 뭐야! 형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 서프라이즈를 계획하던 경악한 한석율과 5시에 기상하는 강해준
술자리에서 무의식적으로 키스한 장백기에게 키스 당하고 난 다음날 아침의 한석율. 뭐가 그리 창피한지 가끔 장백기를 흘끗흘끗 훔쳐보다 비상계단으로 불러 백기가 어제 말인데요 하고 말문 트자마자 말 끊고 자기 말 함. 맞아 백기 씨. 어제 말인데, 나는 백기 씨가 기억 못하는 줄 알고. 근데 기억 한다니 다… 행인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근데 백기 씨, 아니 뭐,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잖아. 술에 떡이 돼서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을 수도 있고, 술김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착각한 건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아니. 어제 일은 나도 잊을 테니까 백기 씨도 그냥 소소한 해프닝으로 치고 넘기자고, 응? 아니 뭐, 이게 막 이렇게… 농도 짙은 그… 거는 아니었잖아? 그냥, 어? 살며시. 응. 살포시. 그런 거였으니까. 잊자구, 그래. 나중에 술 한 잔 기울이면서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거. 창피한 건지 부끄러운 건지 귀까지 새빨개져서 그런 말 하는데 왠지 그냥 울컥하겠지. 난 좋아해서 그런 건데. 실수 아니었는데. 물론 술김에 그런 건 맞지만 나는 그래도 어제 일을 기점으로 한석율 씨와 내 사이가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해준석율 한석율한테 번호 물어보고 가서 한석율 뭐지? 나 찍혔나봐 장그래 나 좀 도와줘 아 장그래는 사회생활 경험이 없지! 장백… 얘 상사잖아. 안영이! 안영이 나 도와줘! 아 그래? 많이 바쁘구나 미안해! 밖에서 볼 땐 차가운 도시 남자 쌀쌀맞음 나에게 자비란 없다 이건데 처음 카톡할 때 아재말투에 이모티콘도 아재같이 써서 한석율 집에서 구를 듯
호진정구 너무 좋아 자기 동생 이효민 아는 형인데 아무리 봐도 그냥 아는 형은 아닌 박정구한테 첫눈에 반한 이호진…. 집에서 차영빈한테 한숨 푹푹. 야 영빈아. 왜? 진짜, 진짜 진지하게. 첫눈에 반한다는 게 있을 수 있냐? 야 당연하지. 소희 봐. 어으, 어으 저 망할 놈의 소희종자. 어으. 존나 싫어. 아 왜. 너 누구 좋아해? 아니, 그거 말고. 그럼 뭔데. … 영빈아, 들어봐. 내가 오다가 오늘 꽃집에 갔는데, 꽃을 하나 봤어. 그럼 꽃집에 꽃이 있지. 이호진 오늘 이상하다? 가만히 들어봐. 이게 누가 봐도 이쁘다 할 꽃은 아닌데, 유독 눈이 가는 거야. 그래서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꽃집 주인이 이건 자기 꽃이래. 안 판대. 근데 지금도 그게 눈 앞에 막 아른거려. 이거 어떡하지. 뭘 어떡해? 창문 깨고 따와. 잘생긴 얼굴로 픽 웃어주는데 이호진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래야겠지? 하고 옷 챙겨 나감. 자다 깬 거북이가 뭐야? 야 호진아 어디 가! 하면 꽃 따러 간다! 하고 말음. 야 차영빈. 쟤 뭐야. 미쳤어? 이호진 어디 가냐. 나두 몰라. 꽃집 창문 깨러 가는 것 같아.
울산에서 퇴직한 부모님이 차린 가게에서 일 도와주다 해준이 만나는 석율이. 오늘 자고 가려고 했던 호텔에 일이 생겨 거기서 못 자게 됐다고 하니 괜히 마지막 손님에 사흘 후면 서울 올라갈 거고 해서 그럼 저희 집에서 자요! 해버림 엄마한테 등짝은 좀 맞겠지만 잘생겼으니 괜찮아 뭐 이런 심정. 자고 가라고 했는데 한석율이 괴롭혀서 밤 새고 나가겠지 으하하 일 있다고 했는데 미안해요. 아뇨, 괜찮습니다. 밤 새는 일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렇게 말은 해도 처음에는 싫었는데 10시간 내내 떠들다 보니 꽤 괜찮은 사람인지라 진심 되어 있을 듯 이렇게 밤 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고. 어느새 호칭도 형으로 바뀌어 있어서 형 잘 가~ 하고 말았는데 입사 피티 하러 올라간 서울에는 강대리님이 있고
아 오늘 관웅정구 데이야 아저씨, 저도 살고 싶어요. 언제쯤 나는 아저씨같이 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거예요? 왜. 아저씨는 사람을 죽인 적이 없는데, 나는 사람을 죽였으니까? 나는 왜 아저씨처럼 될 수 없어요. 나는 왜 아저씨처럼 살 수 없어요. 내가 이렇게 살기 위해 무슨 짓까지 했는데.
자신에게 약하고 어리기만 했던 정구가 이효민을 죽이던 광경을 본 유일한 목격자 천관웅…. 정구야, 왜 죽였어. 말해도 아저씨는 이해 못해요. 내가 뭘 이해를 못해. 아저씨는 저처럼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요. 아저씨는 저처럼 절박하게, 그러니까, 미칠 정도로 살고 싶지 않잖아요. 정구야. 또 무슨 말을 하려고요. 아저씨는 행복하게 살고 싶겠지만, 저는 그냥, 그냥… 살고 싶어요.
삼봉방지 고려도 그렇고 현대도 나이차 엄마 친구 삼봉이랑 사귀는 이방지야 나이차 어떡하냐 스무 살이 되고 이방지가 십 년도 넘게 못 본 삼봉을 보고 처음 한 생각은 아 그때 홍삼맛 사탕 준 아저씨다 였을 텐데
효민지웅 묶어놓고 키스해주는 거 너무 좋아하는 거 같음 형, 형. 형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나는 진짜 왜 이래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형. 형, 효민이 형. 정구 형 어디 있어요? 형, 나는 진짜 그거, 그것만 알면 되는데, 이러지 말고. 형, 제발. 나 이러려고 여기 온 거 아닌 거 알면서, 형. 어색하게 웃으면서 상황 모면하려고 하는 김지웅 제일 좋아함
무탈이 사치이고 행복 뒤에 따라오는 불행이 당연하다는 듯이 행복해서 이상하고 행복해서 무섭고 행복해서 불안하다 말하는 방지 그리고 방지와 함께 있을 때 오롯이 행복을 느끼는 자기와 달리 불안한 듯 자기 손 잡아오는 방지가 안쓰러운 무휼
본드해서 아무말 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는 이효민이랑 그거 어디다 적어뒀다가 나중에 책 내는 정구. 두 장 내지 네 장의 짧은 분량인데 시작도 애매하고 끝도 없고 열린 결말이라기보단 진짜 뭐 끝 맺을 생각도 없고 중간에 끊은 것 같은 이야기인데다 주제도 교훈도 없고 절망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일 듯
장그래 월반한 거 말도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살다가 적당히 벌어먹고 살아야지 했는데 한석율 만나서 인생 망치고 더 좋은 직장을 구하게 되어버림 나중에 둘이 술 마시다 형 하는데 웬 형이야 우리 동갑이잖아 했을 때 저 스물일곱인데요? 한 장그래와 십 년만에 자기 친구가 자기보다 어리다는 걸 알게 된 한석율
루프 횸정 진짜 너무 좋아함…. 이효민을 죽인 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박정구 진짜 너무 좋아해 이미 삼백팔십칠 번 말했다 수십 번을 본 영화마냥 이효민이 하는 말을 달달 외우고 달은 몇 번이고 지고 다시 떠오르지만 해는 뜨지 않는 곳에서 그렇게 매일 살아있는 이효민과 죽어가는 이효민과 죽은 이효민을 보며 내일 또 반복될 하루를 지겨워하고는 핏자국을 닦는 정구 그때의 하루에서 뭔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다음날이 묘하게 달라지고 그런 거 어느 날은 핏자국 닦는 순서를 달리했더니 형 세상이 너무 시시하지 않냐? 했던 게 형 세상이 너무 시시하지 않아? 할 정도의 눈치채기 어려운 변화들 근데 정구도 매일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 매번 뭔가 조금씩 달라지겠지 그러다 내가 너를 죽이지 않으면 네가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진 박정구
유독 이효민한테만 짜증 오질라게 내는 한수현 좋아함이다 아 좀 비키세요 환자분. 저기요 비키세요. 비키라고요. 이효민 오늘 왜 이렇게 나대? 비키라고. 뭐야 또. 왜 지랄이야. 여자친구랑 헤어졌냐? 아니거든. 비켜. 아니 옆으로 지나가세요 선생님. 씨발 왼쪽이 뻥 뚫려있는데 왜 가만 있는 사람을 건드리냐. 우측보행. 씨발 1985년에도 우측보행이 있었어? 난 그때 엄마 뱃속에도 없었는데. 있었나보지. 비켜. 아 예. 예 비켜드립니다 예. 존나 지나가세요. 어. 말 안 해도 지나갈 거야.
피아노 치는 장그래 너무 짱먹지 않냐? 콩쿠르에서 앞줄 앉아서 진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박수 치는 한석율 보면서 옆에 앉은 장백기는 왜 자기가 더 기뻐하지? 쟤가 잘해서 지한테 좋은 게 뭐가 있다고? 하는 장백기 한석율한테 호기심 조금이랑 넌 잘못 생각했어 내가 쟤보다 더 잘하거든 하는 생각이 겹쳐서 담에 장그래 나오는 데 같이 나와서 짱 멋있게 피아노 치는 장백기 이번에도 맨 앞줄에 앉은 한석율을 힐끗 쳐다보는데 장그래 볼 땐 최고야 우리애 자래써 진짜 니가 짱이야 하는 덕후 표정이었는데 진짜 순수하게 와 쟤 되게 잘한다 하고 있으니까 괜히 그치? 내가 더 잘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할 듯 한석율은 그냥 장그래 친구라 아이고 우리애 자랑스러라 하는 느낌으로 온 건데
비오는 날 버스타고 회사 앞에서 우산 두 개 들고 기다렸는데 성준식은 하대리 차 얻어 타고 귀가한 상태라 김지웅 없어서 당황하기 10시까지 기다렸는데 나오는 건 뭐야 비 오잖아! 하고 망연자실하는 야근한 한석율 뿐 그래도 아는 사람 나오니까 세 시간 서서 기다린 게 서러워서 울 것 같이 형 준식이 형 왜 안 나와요? 함 어? 대리님 집에 갔는데? 오늘 너 일찍 온다고 먼저 갔… 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아이고 지웅아. 대리님한테 연락하자. 성대리님은 너 보러 집 갔는데 네가 왜 여기 있어.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좀 꼬심 잘됐다 성준식! 일찍 퇴근하더니 죗값을 치루는구나! 대리님. 왜 또. 내가 퇴근하고 전화하지 말랬지. 지웅이 여기 있는데요. 뭐? 너 어딘데? 회사요. 걔가 왜 거기 있어. 그러게요. 대리님이랑 같이 가려고 왔다고…. 김지웅 좀 바꿔봐. 예. 야 김지웅. 형 어디야? 집이지 이 멍청아. 왜 나가가지고. 그냥. 비 오잖아. 그니까. 비오는데 왜 나가냐고. 그럼 난 어떡해? 한석율 차 타고 들어와. 형 차 타고? 형네 집? 아니면 우리 집? 당연히 우리 집이지. 걔네 집 가면 죽여버린다. 너희 둘 다. 옆에서 듣던 석율인 깜짝 예? 전 제 집 가야죠. 형…. 그렇게 보지 마, 김지웅. 형. … 나도 늦었단 말야……. 나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너까지 데려다…. 형…. 아 씨. 알았어! 알았다고! 타!
효민냥 키우는 박정구 존웃 퇴근하고 들어오면서부터 신발 내팽겨침 겉옷 내팽겨침 양말 내팽겨침 넥타이 내팽겨침 밸트 내팽겨침 안경 소파에 던짐 하고 소파에 푹 앉는데 뭔가 따뜻해서 보니까 효민냥 꾸겨있어서 정구보고 햑햑거려서 미안해 하고 무릎꿇음 널 깔고 앉으려는 의도는 없었어 미안해 좀 봐줘
한석율이 팔로하니까 블락한 장그래 새로 계정 파오니까 또 블락함 다섯 번째엔 알계 만들어서 혹시 장그래 씨세요? 네. 누구십니까. 그래야 나 블락하지 마 하고 답장이 안 와서 봤더니 디엠 못 보내게 되어있음
나 김지웅한테 구두 선물하고 헤어지자고 하는 장백기 보고 싶다 아끼면 버리지 다른 거 없다고 그거 신고 다니는 김지웅 원래는 헤진 운동화나 삼선 슬리퍼 찍찍 끌고 다녔는데 학교 갈 때도 친구 만나러 갈 때도 구두만 삐까뻔쩍. 쓰지도 않던 구두주걱을 내놓고 가끔 역 앞 구두 수선 집 앞 들러보고 구두 정말 다 헤져서 못 쓰게 될 때 쯤 운동화 살 거 보면서 괜히 백기 생각 함 해보는 거 그러다 여자친구 신발 골라주는 장백기와 눈이 마주쳐버리는데
한석율 김지웅이 요리할 때마다 웅아 웅아 하면서 웅이는 우리에게 늘 밥을 해줬어 이러고 지웅이가 밥 1인분 해와서 미안하다고 빌 사람
백기지웅 헤어지는 거 진짜 오질라게 좋아한다고… 나 좀 백율 크오컾 헤어지는 거 유독 좋아함 형은 제가 부끄러워요? 형한테는 내가 그냥 애인이 아니라 인생의 오점, 뭐 그런 거예요? 그럼 나랑 왜 만나요. 그냥 헤어지자고 해요. 내가 불쌍한가. 그럼 뭐, 내가 지금까지 형한테 했던 걸 형은 동정으로 받아줬다 이거예요? 진작 헤어지자고 하지. 그럼 내가 덜 참담하기라도 하지. 형은 어떻게 끝까지 사람을 실망시켜요. 끝까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어요. 그러다가도 결국 장백기 너무 좋아하는 김지웅이 장백기 손 잡고 우는 거 미안해요. 근데 나는 진짜 이대로는 못 살 것 같아서 그랬어, 형. 나만 형 사랑하는 것 같잖아. 형이 나 싫어하는 것보다 나한테 아무 감정 안 드는 게 난 더 무서워. 불쌍해하기라도 해. 싫어하기라도 해. 아무리 비참해져도 난 그게 제일 무섭단 말이야. 형, 나 버리지 마. 결국 끝에는 울며 자신에게 안겨올 김지웅을 알기에 가만히 다 받아주는 장백기
반장 장백기 반 문제아 박정구와 가장 가까운 사이 그래봤자 말 걸면 대답하는 정도지만 백기는 묘한 우월감에 젖어있음 이런 애조차 내게는 굽히고 들어오는구나 하는. 그 와중에 이효민이 전학오고 박정구는 이효민이랑 놀아나는데 얘 빽도 있는 거 알고 굉장히 심기불편함. 하지만 이내 어차피 나는 쟤한테 안 될 것 같으니 적당히 맞춰가자 해서 박정구는 잊음. 그리고 반년 뒤 겨울방학이 오기 직전 백기에게 전화하는 정구. 반장 어디야. 집. 나 가도 돼? 이 시간에 왜? 너 어딘데. 몰라. 와. 지금 집에 아무도 없어. 그러고서는 와서 한다는 말이 나 사람 죽였어. 다시금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다는 우월감에 젖어 자기도 모르는 새 정구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장백기. 괜찮을 거야. 사람을 죽였는데,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안 봤는데 너 되게 속 편하게 산다. 너 흔적 안 남긴다며.
리맨물 효민정구 보고싶다 낙하산 이효민과 신입 정구 미생 보면서 혀 차는 이효민 야 누가 낙하산을 인턴부터 시작하냐! 옆에서 커피 저으며 차장을 죽일 듯이 바라보는 박정구
첫사랑 끝사랑 횸정이 너무 보고싶어 정구 중3 효민이 중1때 만나서 잠깐 좋아할랑말랑 하다가 정구네 집 화재로 애 이사가고 정구 스물여덟 돼서야 다시 만나는 거 처음엔 알아보지도 못하다가 정구 손에 화상자국 있는 거 보고 그제야 알아채는 이효민
고아원으로 봉사활동 가더니 뜬금없이 거기서 봉사활동하던 2n세 박정구를 데려온 28살 한석율 엄마 오늘부터 얘 나랑 살 거야! 정구야 넌 오늘부터 한정구 해! 해서 걔도 걔네 집 가야 할 거 아니니 했지만 자기가 자란 고아원에 봉사활동 하러 왔던 정구는 때아닌 새로운 가족을 맞게 되고 처음 가족을 갖게 된다
ㅋㅋ 삼봉 좋아하는 이방지 너무 짱되잖아…. 이방원한테 상담 오늘은 클럽에서 여자끼고 놀던 방원한테 야 교수님한테 뭐라고 해야 관심 좀 살 수 있지? 했더니 덤덤하게 함 준다 그래봐 해서 이빨 나갈 뻔하고 방지는 엎드려 눈물줄줄 겨수님 저도 책 잘 펼 수 있어요 저 공부 잘해요 겨수님... 옆에 휼이가 형… 방지 연영과잖아요. 왜 정교수님한테 그래요? 상관도 없구만. 씨발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방지 중얼대는데 방원이가 대신 대답해줌. 너 아직도 몰라? 쟤 정교수님 좋아하잖아. 우리 방지는 항상 힘든 길만 간다. 방지야, 가시밭길만 걸어. 진짜요? 왜? 방지가 왜 정교수님 좋아하지? 아 그럼 내가 누굴 좋아하는데! 야, 야. 내가 쟤 저럴 줄 알았어. 나랑 분이가 소개팅 시켜준다고 해도 한사코 거절하는 거, 그때부터 쟤 여자 안 좋아하는 줄 알았어. 오늘도 봐. 진짜 진득하게 술만 마신다, 저 놈. 형 저둔데요. 너도 정교수 좋아해? 네? 아뇨. 방지는 이제 뻗어서 꼬장부림 겨수림... 저 진자 겨수님 조아하는데요... 겨수님이 저 작구 무시하잔아요... 겨수님이 나보고... 막... 비웃엇잔아요... 제가...제가 해드린다구요!!!! 저도 할 수 있다구요!! 시켜만 주세요.... 이방원은 방지가 마시다 뻗은 술 자기 잔에 부으면서 킥킥댐 그러시겠지. 준비된 노예, 능동적 노예, 기호 1번 이방지. 제발 뽑아주세요. 휼아, 걔 데리고 집 가. 예? 진짜요? 너 어차피 이런 자리 안 좋아하잖아. 걔 더 마시면 총기난사 하겠다. 먼저 가. 괜찮은데… 그럼 갈게요. 그 사이에 정교수님한테 전화해버린 이방지이다 교수님. 어, 방지야, 왜. 그게요…. 너 어디니? 너무 시끄럽다. 술집이요. 클럽같은 데요. 같은 데? 이방원이랑 같이 있어요. 누구? 이방원요. 방지야, 잘 안 들린다. 너무 시끄러워. 교수님. 응? 저 술 마셨는데요. 어. 내일 늦을 것 같다고? 아뇨, 교수님, 저 지금 교수님 집 가도 돼요? 지금? 우리 집? 네. 왜? 할 말 있어요. 할 말? 무… 갈게요. 끊을게요. 좀 이따 봬요. 옆에서 듣던 무휼 얼음 이거 그대로 두면 내일 방지한테 죽을 텐데;; 클났다;; 빨리 집으로 끌고 가야지;; 짐짝 나르듯 이방지 들쳐매고 택시 부르는 휼이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방원이 형이 일찍 보내줬는데 이방지같이 술에 꼴은 애랑 밤을 함께할 순 없지 ㅎㅎ 햄버거 먹으러 가야지!! 기사한테 돈 쥐어주고 내일 방지한테 계좌이체 해달라고 할 생각에 신나서 뛰어가는데 그 와중에 이방지는 술에 절어서도 기사님 저 거기가 아니라 여기로 가주세요…. 아까 걔가 좀 모자란 애라… 다른 집으로…. 이러고 정도전 주소 찍음
울면서 매달리는 무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음 방지야. 가지 말라구 그래. 네가 가지 말라면 안 갈게. 주군을 배신하고서라도, 너랑 도망갈게. 방지야. 나한테, 그냥 도망가자구 해. 내가 너랑 싸우게 만들지 마. 내가 어떻게 너를 베. 너는 어떻게 나를 베고. 나는 못해. 방지야, 네가 그만하라면 그만할게. 방지야. 도망가자고 해. 그거 한 마디면 돼. 그러면 우리랑은 이제 상관 없는 일이야, 응? 방지야.
처음으로 눈같은 눈이 온 오늘같은 날 장그래랑 한석율은 스키 타러 가야 한다 한석율 유경험자랍시고 스키 타본 적 없는 장그래 손 잡고 초급 중급에서 다섯 번 달려주지만 상급에 가자고 하니까 죽으려고 함 혹은 죽이려고 하거나…. 한석율이 신발 벗고 무릎 꿇고 빈 결과 그럼 이거 한 번 타고 집에 가자로 결정났으나 리프트를 타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히말라야를 맛보게 된다 한석율은 어후 ㅎㅎ 하면서 고글 쓰는데 고글도 없는 장그래는 초보자 진입 금지 팻말을 보면서 고개를 젓게 됨 경사가 그 밑이 보이지를 않는데요? 내가 올라오지 말자고 했지 이새끼야 그래도 장그래 배려랍시고 중상급 코스로 나오는 한석율인데 잘만 하다가 한 번 넘어지고 무서워져서 자꾸 넘어지는 장그래 눈때문에 잘 안 보이는데 좀 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어떻게 어떻게 힘들게 내려와서는 춥다고 다리 아프다고 무겁다고 힘들다고 툴툴대는 장그래한테 따뜻한 커피 사주고 자기도 한 잔 마시면서 행복하게 바라봄 그래서, 싫어? 난 그래도 너랑 같이 오니까 좋다. 차마 좋다고 웃는 애인한테 침 뱉을 수는 없어서 장그래도 좋다고 하겠지 그리고 주차장 오다가 넘어지고 다시는 쟤랑 스키 타러 안 온다고 다짐함
뭐야 뭔데 뭐야! 형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 서프라이즈를 계획하던 경악한 한석율과 5시에 기상하는 강해준
술자리에서 무의식적으로 키스한 장백기에게 키스 당하고 난 다음날 아침의 한석율. 뭐가 그리 창피한지 가끔 장백기를 흘끗흘끗 훔쳐보다 비상계단으로 불러 백기가 어제 말인데요 하고 말문 트자마자 말 끊고 자기 말 함. 맞아 백기 씨. 어제 말인데, 나는 백기 씨가 기억 못하는 줄 알고. 근데 기억 한다니 다… 행인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근데 백기 씨, 아니 뭐,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잖아. 술에 떡이 돼서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을 수도 있고, 술김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착각한 건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아니. 어제 일은 나도 잊을 테니까 백기 씨도 그냥 소소한 해프닝으로 치고 넘기자고, 응? 아니 뭐, 이게 막 이렇게… 농도 짙은 그… 거는 아니었잖아? 그냥, 어? 살며시. 응. 살포시. 그런 거였으니까. 잊자구, 그래. 나중에 술 한 잔 기울이면서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거. 창피한 건지 부끄러운 건지 귀까지 새빨개져서 그런 말 하는데 왠지 그냥 울컥하겠지. 난 좋아해서 그런 건데. 실수 아니었는데. 물론 술김에 그런 건 맞지만 나는 그래도 어제 일을 기점으로 한석율 씨와 내 사이가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해준석율 한석율한테 번호 물어보고 가서 한석율 뭐지? 나 찍혔나봐 장그래 나 좀 도와줘 아 장그래는 사회생활 경험이 없지! 장백… 얘 상사잖아. 안영이! 안영이 나 도와줘! 아 그래? 많이 바쁘구나 미안해! 밖에서 볼 땐 차가운 도시 남자 쌀쌀맞음 나에게 자비란 없다 이건데 처음 카톡할 때 아재말투에 이모티콘도 아재같이 써서 한석율 집에서 구를 듯
호진정구 너무 좋아 자기 동생 이효민 아는 형인데 아무리 봐도 그냥 아는 형은 아닌 박정구한테 첫눈에 반한 이호진…. 집에서 차영빈한테 한숨 푹푹. 야 영빈아. 왜? 진짜, 진짜 진지하게. 첫눈에 반한다는 게 있을 수 있냐? 야 당연하지. 소희 봐. 어으, 어으 저 망할 놈의 소희종자. 어으. 존나 싫어. 아 왜. 너 누구 좋아해? 아니, 그거 말고. 그럼 뭔데. … 영빈아, 들어봐. 내가 오다가 오늘 꽃집에 갔는데, 꽃을 하나 봤어. 그럼 꽃집에 꽃이 있지. 이호진 오늘 이상하다? 가만히 들어봐. 이게 누가 봐도 이쁘다 할 꽃은 아닌데, 유독 눈이 가는 거야. 그래서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꽃집 주인이 이건 자기 꽃이래. 안 판대. 근데 지금도 그게 눈 앞에 막 아른거려. 이거 어떡하지. 뭘 어떡해? 창문 깨고 따와. 잘생긴 얼굴로 픽 웃어주는데 이호진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래야겠지? 하고 옷 챙겨 나감. 자다 깬 거북이가 뭐야? 야 호진아 어디 가! 하면 꽃 따러 간다! 하고 말음. 야 차영빈. 쟤 뭐야. 미쳤어? 이호진 어디 가냐. 나두 몰라. 꽃집 창문 깨러 가는 것 같아.
울산에서 퇴직한 부모님이 차린 가게에서 일 도와주다 해준이 만나는 석율이. 오늘 자고 가려고 했던 호텔에 일이 생겨 거기서 못 자게 됐다고 하니 괜히 마지막 손님에 사흘 후면 서울 올라갈 거고 해서 그럼 저희 집에서 자요! 해버림 엄마한테 등짝은 좀 맞겠지만 잘생겼으니 괜찮아 뭐 이런 심정. 자고 가라고 했는데 한석율이 괴롭혀서 밤 새고 나가겠지 으하하 일 있다고 했는데 미안해요. 아뇨, 괜찮습니다. 밤 새는 일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렇게 말은 해도 처음에는 싫었는데 10시간 내내 떠들다 보니 꽤 괜찮은 사람인지라 진심 되어 있을 듯 이렇게 밤 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고. 어느새 호칭도 형으로 바뀌어 있어서 형 잘 가~ 하고 말았는데 입사 피티 하러 올라간 서울에는 강대리님이 있고
아 오늘 관웅정구 데이야 아저씨, 저도 살고 싶어요. 언제쯤 나는 아저씨같이 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거예요? 왜. 아저씨는 사람을 죽인 적이 없는데, 나는 사람을 죽였으니까? 나는 왜 아저씨처럼 될 수 없어요. 나는 왜 아저씨처럼 살 수 없어요. 내가 이렇게 살기 위해 무슨 짓까지 했는데.
자신에게 약하고 어리기만 했던 정구가 이효민을 죽이던 광경을 본 유일한 목격자 천관웅…. 정구야, 왜 죽였어. 말해도 아저씨는 이해 못해요. 내가 뭘 이해를 못해. 아저씨는 저처럼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요. 아저씨는 저처럼 절박하게, 그러니까, 미칠 정도로 살고 싶지 않잖아요. 정구야. 또 무슨 말을 하려고요. 아저씨는 행복하게 살고 싶겠지만, 저는 그냥, 그냥… 살고 싶어요.
삼봉방지 고려도 그렇고 현대도 나이차 엄마 친구 삼봉이랑 사귀는 이방지야 나이차 어떡하냐 스무 살이 되고 이방지가 십 년도 넘게 못 본 삼봉을 보고 처음 한 생각은 아 그때 홍삼맛 사탕 준 아저씨다 였을 텐데
효민지웅 묶어놓고 키스해주는 거 너무 좋아하는 거 같음 형, 형. 형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나는 진짜 왜 이래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형. 형, 효민이 형. 정구 형 어디 있어요? 형, 나는 진짜 그거, 그것만 알면 되는데, 이러지 말고. 형, 제발. 나 이러려고 여기 온 거 아닌 거 알면서, 형. 어색하게 웃으면서 상황 모면하려고 하는 김지웅 제일 좋아함
무탈이 사치이고 행복 뒤에 따라오는 불행이 당연하다는 듯이 행복해서 이상하고 행복해서 무섭고 행복해서 불안하다 말하는 방지 그리고 방지와 함께 있을 때 오롯이 행복을 느끼는 자기와 달리 불안한 듯 자기 손 잡아오는 방지가 안쓰러운 무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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