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трана для меня
양하지웅 본문
네임버스 양하지웅
쓰다 날라가서 걍 자살하는 심정으로 다시 쓰다 관둠
김지웅은 고등학교 때 즈음 이름 나타남. 허벅지 안 쪽 좀 보기 어려운 곳에. 처음 발견한 건 유독 겨울이 빨리 왔던 년의 2학기 기말고사 즈음. 공부만 하던 김지웅은 오랜만에 친구네 집에서 자고 가면서 공부하기로 함. 티비 보다가 초코바 씹고 아 그럼 나 씻고 나올게. 그럼 진짜 공부하는 거다? 인터넷 안 되고 티비도 안 되고 만화도 안 돼. 그러면서 씻는데 오늘따라 허벅지 안쪽에 뭔가 있겠지. 이게 뭐야. 욕실 가득 하얀 수증기만 떠돌아서 잘 보이지는 않는데 좀 빨갛게 상처같이…. 잠깐만 이거 살 튼 거야? 아니 미친 진짜 살을 빼야 하나. 그게 이름이라는 건 지웅이 알 리가 없음. 연하기도 연했고 김지웅은 지금 그걸 고개 숙여 볼 만큼 목 상태가 괜찮지 않았으므로…. 우드득 악 아악 야 나 담걸린 것 같 허아앆!! 대충 그러고 나가서 공부만 했겠지. 공부 하는 내내 신경 쓰이는 상처인가 어쩌구인가 그거. 몇 달 지나도 사라지기는 커녕 더 진해지기만 했겠지. 나중에 욕조에 물 받아서 목욕하는데 그 때 훨씬 진해진 거 보이겠다. 어떡해 나 진짜 살 튼 건가봐.. 울망울망 살 빼야지. 근데 이거 좀 웃기다. 무슨 글씨 같이 써있네. 유운…. 윤? 운? 이건… 잉인가, 앙? 양…? 은 아닌 것 같고. 그러다가 한참 놀고 나가면 엄마가 뉴스 보고 있음. 네임버스 관련 아 뭐라고 해야 하지? 신세대 로맨스 운명의 상대 어쩌구 저쩌구 하고 나옴. 엄마, 나도 저런 거 있을까? 내가 어떻게 알아, 네 몸인데.
그러다 대학 들어가고 첫 강의 시작하는 날부터 뭔가 낌새가 이상함. 몇 번 그러다 8월쯤에 윤양하랑 같은 조 되고 나서 더 심해지겠지. 그냥 좀 뒤가 찝찝한 느낌. 커프스 만지작댈 때 손목에서 ㅈ이랑 ㅇ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니겠지 설마. 신경과민인가 싶고 그냥 웃어넘기는 지웅이. 집에가서 씻을 때 엉덩이 아래에 모기 물려서 투덜투덜 뭐 이런 데를 물고 지랄이야? 하면서 씻는데 허벅지 안쪽이 뭔가 평소보다 울퉁불퉁해서 깜짝 놀람과 동시에 문득 윤양하 생각나서 허벅지 살펴보는데 심각하게 빨갛게 부어올라 있음. 윤…, 씨발, 윤양하. 읽을 수 있을 만큼 선명해진 글씨와 오늘 걔. 걔 그치 걔…. 아니 씨발 잠깐만 이름? 어젠가 그젠가 친구가 읽던 기사를 기억해내는 김지웅. 평소에도 싸움 엄청 많이 나는 정말 너무 싫어하는 애에게서 제 이름이 나타나고 제게서 그 아이의 이름이 나타나자 싫어하는 아이 뒷목을 칼로 난도질하고 제 손목을 칼로 난도질해서 둘 다 죽었다는 거. 자기 허벅지 빤히 쳐다봄. 죽을까, 많이 다칠까. 못 걷는 거 아니야? 그 날 윤양하랑 싸웠으면 너무 대박이겠당. 윤양하 그 날로 김지웅 싫어하게 되고.
양하는… 태어날 때부터 있었을 것 같다. 손목 안쪽에. 그것 때문에 자해했냐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을 듯. 연고를 존나 맨날 발라도 안 없어지고 레이저 치료도 안 드니까 그냥 포기한 양하. 좀 두꺼운 손목시계로 가려질 듯. 조금 삐죽이 튀어나오기는 하는데 시계 그림자로 가려짐. 양하도 잘 안 보이겠지 연하고 작아서. 그러다 얘도 대학 오면 조금씩 진해지겠다. 하루는 학교 갔다 바로 미팅 가야 해서 긴 정장 입고 가는데 그 날 딱 지웅이 마주쳐버린 거. 자기 싫어하는 것 같은 눈치인데 그런 애 한둘 본 것도 아니고.. 김지웅이랑 말도 안 섞다 (파트도 다름) 발표할 때 조원 이름에 김지웅 있는 거 보고 찜찜함. 자꾸 손목 쳐다보게 되고 강의 끝날 때 쯤에 김지웅 끌고 나감. 아 미친 진짜 때리는 건가 엄마야 용민아 어딨어... 하는데 묻는 말이라고는 네가 김지웅 맞아?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겁에 질려서 네 맞는데요…. 하고 만 김지웅.